日 보라색 인공혈액 “ABO 혈액형 상관없이 수혈, 최대 5년 보관”

제노메딕스 승인 2024.07.06 08:40 의견 0
일본 나라현립의과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혈액. 사진=나라현립의과대학


일본에서 혈액형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수혈이 가능하면서도, 냉장으로 최대 5년까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인공혈액이 개발됐다.

최근 마이니치 방송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일본 나라 현립의과대학이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혈용 혈액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개발해 선보인 인공 혈액은 보라색을 띠고 있다. 이는 혈액 중에서도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중 붉은 색을 띠는 헤모글로빈에 특수한 가공을 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보존 기간이 만료돼 폐기해야하는 혈액에서 헤모글로빈만을 추출하고, 이를 지질막으로 감싸 캡슐화했다. 완성된 인공혈액은 혈액형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나라 현립의과대의 사카이 히로미치 교수는 “인공혈액의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적혈구막을 제거하고 있기 때문에, 혈액형 항원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적합한 혈액의 수혈로 인해 일어나는 항원-항체 반응이 없어지기 때문에, 잘못된 혈액을 수혈해 발생하는 용혈성수혈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인공혈액은 보존 기간이 일반적인 혈액보다 훨씬 길다. 일본 적십자사에 따르면 일반 혈액은 냉장 보관하더라도 최대 28일까지 사용하다. 반면, 인공 혈액은 상온에서 2년, 냉장으로는 최대 5년까지도 보관이 가능하다.

특히 연구팀은 인공혈액이 도서지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인공 혈액을 지방 병원이나 의료용 헬기에 비축해 둔다면 환자의 생명이 촉각을 다투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형 병원까지 이송되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를 담당한 마츠모토 마사노리 교수는 전했다.

실제로 일본의 아마미오 섬은 가고시마현에서 약 370km 떨어진 섬 마을이다. 6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해당 지역에 현재 보관된 A형 혈액팩은 6개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사고가 발생해 본토로부터 수혈 제제를 요청하더라도 평균 10시간 정도가 걸린다. 때문에 이 같은 지역에 인공혈액을 구비해 둔다면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6명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이후 대상자를 차츰 늘려 10년 이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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