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많이하면 빨리 늙는다?

진화생물학 뒷받침 연구 결과 발표

제노메딕스 승인 2024.03.05 11:04 의견 0
DNA 분석을 통해 생식과 관련된 유전자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 집안의 평균 수명이, 해당 유전자가 없는 사람보다 짧았다

‘자손 번식을 많이 할수록 빨리 늙는다.’ 진화생물학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인간을 비롯해 모든 동물들의 신체는 후세대를 많이 낳도록 진화해 왔는데 번식 의무가 끝나면 모든 생체 기능을 줄여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이런 가설을 DNA 수준에서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은 지난 8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젊은 사람들의 생식 능력을 촉진하고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땐 신체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과 관련된 수백 개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영국인 27만명의 게놈(유전체)을 분석한 결과, 더 일찍 아이를 출산한 사람들은 평균 76세까지 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DNA 분석을 통해 생식과 관련된 유전자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 집안의 평균 수명이, 해당 유전자가 없는 사람보다 짧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통계 분석 결과, 번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변이는 번식과 관련 없는 변이보다 수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5배 높다”고 했다. 번식을 왕성히 하는 종(種)일수록 수명이 단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만 “일찍 자녀를 많이 낳는다고 무조건 수명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생식 관련 유전자를 갖고 있더라도 사람의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적 요인이 다양하고, 의료·위생 등 후천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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