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메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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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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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양성애와 동성애 행동과 관련성이 있는 유전적 차이를 찾아냈다. 장지안지 미시간대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과 교수 연구진은 4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유전자 정보 보관소라 불리는 영국 바이오뱅크의 45만2557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분석 대상자들이 자체적으로 보고한 성적 취향과 자손 수 같은 정보와 유전체를 비교해 관련성을 살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동성애와 양성애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 유전적 차이를 발견했다. 특히 이런 유전적 차이가 자손 수 차이와 관련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양성애와 관련한 대립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나타난 남성의 경우 동성애 대립 유전자를 가진 사람보다 더 많은 자손을 두는 특성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립 유전자는 염색체의 같은 유전자 자리에 위치하며 특정 형질을 나타내는 한 쌍의 유전자를 말한다. 유전적 차이가 성적 지향은 물론 자손 수와도 관련 있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연구진은 이런 특성이 ‘위험 감수 행동 유전자’의 영향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험 감수 행동과 관련이 있는 대립 유전자는 음주, 흡연, 과속 같은 충동 행동을 유발하게 하는 유전자다. 연구진은 “위험 감수 행동은 남성의 양성애와 자손 수에 영향을 준다”며 “남성이 위험 감수 행동을 선택하는 경향이 남성의 양성애 대립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도록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성애 같은 성적 지향은 최근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2019년 미국 하버드대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등의 국제 연구진은 학술지 ‘사이언스’에 ‘총 47만7522명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동성애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 5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전자 변이가 동성애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1%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성적 지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유전적 변이의 역할은 거의 없으며, 주변 환경이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미시간대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대해 “연구 대상이 특정 표본 그룹인 만큼 다양한 문화와 사회, 경제 등의 환경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패턴을 대표하지 않을 수 있다”며 “분석 대상자들이 성적 지향이나 자손 수 등을 자체 보고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인간의 성적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 차별을 제안하거나 지지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며 “이전 연구에서 밝혀진 것과 같이 성적 지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유전적 변이는 환경 요인과 비교해 미미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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