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유전성 하지마비 질환 유전자 치료 기술 개발

줄기세포연구센터 정초록 박사 연구팀이 희귀난치성 질환인 '유전성 하지강직성 대마비 증후군(HSP)'에 대한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

유명숙 승인 2024.02.02 09:30 의견 0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 정초록 박사.


국내 연구진이 유전성 하지마비 질환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근본적 치료제가 없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은 줄기세포연구센터 정초록 박사 연구팀이 희귀난치성 질환인 '유전성 하지강직성 대마비 증후군(HSP)'에 대한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HSP는 다리의 근육이 점차 뻣뻣해지고 약해져 마비에 이르게 되는 유전성 신경계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10만명당 1.8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HSP 발병 원인으로 80여 종의 유전자가 복잡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우며 대표적 증상인 하지 강직성과 근 손실에 대한 증상 완화에 치중하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HSP 질환의 원인 유전자인 ARL6IP1의 기능상실에 의한 신경세포 내 자가포식 작용의 조절 이상으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축적에 따른 신경 퇴행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마우스 질환 모델에서 ARL6IP1이 미토콘드리아 연결 소포체 막(MAM)에 존재하면서 세포소기관의 항상성에 관여해 신경염증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RL6IP1의 기능상실이 유발한 자가포식 조절 이상으로 인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신경세포에 축적되면 신경 퇴행이 발생해 HSP가 발병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HSP에 대한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처음으로 동물모델에서 효능검증까지 마쳤다.

그 결과 ARL6IP1을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전달체에 탑재해 만든 유전자 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HSP 질환 마우스는 하지 강직성이 감소하고 보행장애가 호전되었을 뿐만 아니라 뇌 조직상 병변과 신경염증 반응도 개선됐다.

정초록 박사는 "HSP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제시하고 유전자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성과에 큰 도움이 된 생명연의 ‘타겟 도출→기전검증→효능검증’ 유전자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이 국내 희귀질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널리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다부처유전체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의학 분야의 유수 저널인 '실험의학저널'에 지난 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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