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재발률 90% 환자?…혈액 검사했더니 ‘이것’ 발견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이승태 교수팀 연구

유명숙 승인 2024.02.01 09:30 의견 0
연구팀이 활용한 액체 생검, 혈액 속 암 조각 유전자를 분석해 원발종양에 대한 유전적 분석이 가능하다. [사진-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말기가 될수록 재발이 잦은 난소암을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국내 연구진은 혈액이나 체액 내 존재하는 암세포를 분석하는 액체 생검법을 이용해 재발 가능성을 가늠하는 법을 개발했다.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조직 생검법보다 훨씬 간단하고 검사 시간도 짧다.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이승태 교수,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 이정윤 교수 연구팀은 소량의 혈액으로도 액체 생검이 가능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패널을 개발하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분석했다.

생검에 사용된 재료는 환자 혈액 속에 떠다니는 암 조각 유전자(ctDNA, 순환 종양 핵산)다. 연구팀은 난소암에서 자주 발견되는 유전자 돌연변이 △TP53 △BRCA1 △BRCA2 △ARID1A 등을 검출할 수 있는 패널을 제작했다.

연구팀이 활용한 액체 생검, 혈액 속 암 조각 유전자를 분석해 원발종양에 대한 유전적 분석이 가능하다. [사진-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그 다음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방법을 거쳐 개발 패널의 유효성을 확인했다. 난소암 환자 201명과 양성종양 환자 95명이 참여했다. 진단 또는 수술을 기점으로 3개월마다 주기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패널을 통해 난소암 환자 70%에서 유전자 돌연변이를 관찰할 수 있었다. 반대로 양성종양 환자들에게서는 이 돌연변이가 검출되지 않았다.

재검 확률 예측에도 높은 정확률을 보였다. 최초 검사에서 이 돌연변이가 발견됐더라도 치료 6개월이 지난 검사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암 진행이 멈춘 비율이 70%에 달했다. 반면에 치료 6개월 후에도 돌연변이가 검출된다면 재발로 진행한 난소암 환자 비율은 90%였다.

이번에 개발된 연구법은 기존 CA-125 (고분자 당단백) 검사보다 난소암 재발을 3개월 가량 빠르게 발견할 수 있었다. 게다가 CA-125 수치는 임신과 자궁 염증 등 암이 없는 사람도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지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난소암의 경우 말기 난소암의 재발률은 80%에 이른다. 초기 25%에 비해 크게 높다.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재발 예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다가 재발을 거듭할수록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렵다.

이승태 교수는 “이번 연구 장점은 난소암, 양성종양 환자를 합쳐 약 300명 정도 많은 연구 대상을 확보해 액체 생검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라며 “실제 임상에서 활용 가능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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