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걸리면 치매 위험이 2배 높아진다

GIST-경희의료원, 장과 뇌의 인과관계 밝혀내
실험쥐로 장 운동과 뇌속 치매 물질 연관성 관찰
한일 환자 751만명 데이터 분석… 위험성 증명

김기태 승인 2023.12.28 10:00 의견 0
변비 걸리면 치매 위험 2배 높아 사진=픽사베이

변비에 걸리면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연구진은 실험쥐를 통해 장 운동이 느려지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 있는 뇌 변화를 확인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751만명 의료데이터를 분석해 변비 유무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환자 비율을 통해서도 그 위험성을 찾아냈다.

24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따르면, GSIT 의생명공학과 김태 교수팀은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팀과 기초-임상 융합연구를 통해 장 운동과 알츠하이머병의 인과관계를 밝혀냈다.

김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우리 몸 속 장과 뇌가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는 장뇌축 가설에 대한 강력한 뒷받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장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거나 장 건강이 악화되면 뇌 기능은 물론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장 운동에 따른 뇌 변화를 살펴봤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실험쥐는 느린 장 운동과 변비로 인해 먹은 음식이 위장관 통과 시간이 느렸다.

연구진은 이 실험쥐에 설사를 멎게 하고 장 운동을 느리게 하는 지사제를 먹인 뒤 뇌 상태를 관찰했다. 그결과,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 속 면역세포 '미세아교세포'가 증가했다. 이는 기억력 저하 등으로 이어졌다.

또한, 대장 조직의 유전자 변화 분석을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견되는 호르몬 '노르에피네프린'이 증가했다. 뿐만아니라 박테리아에 대한 방어 유전자가 감소하는 등 장 조직의 병적 변화가 나타났다.

한국, 일본 2개 국가 코호트 연구 및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 연구를 통해 규명 사진=GIST 제공

이와함께 실제 한국과 일본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결과, 약 313만명의 한국인과 약 438만 명의 일본인에서 변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비가 한국인 환자에서 2.04배, 일본인 환자에서 2.82배 높았다.
이 데이터에서 장 운동 기능이 떨어지면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태 교수는 "장 기능 이상 또는 변비가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 과학 학술지인 '저널 오브 어드밴스트 리서치(Journal of Advanced Research)'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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