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키가 100명 중 3명 내 들만큼 작다?…유전자검사 필요할수도

유전성희귀질환 '누난증후군' 가능성도 존재
누난증후군 유전자이상 따라 증상·예후 달라

유명숙 승인 2023.12.21 09:30 의견 0

내 아이가 100명의 아이를 키 순서대로 세웠을 때 맨 앞줄 1~3명에 속한 3퍼센타일(저신장 기준)일 때 의심해봐야 하는 유전성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누난증후군'이 그것이다.

'호르몬장애질환'인 성장호르몬결핍증,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비롯해 '염색체이상질환'인 터너증후군, 프레더윌리증후군, 다운증후군 이외에도 '유전성희귀질환'인 누난증후군으로 저신장이 나타나기도 해서 때론 '유전자검사'가 필요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과 이범희 교수는 유튜브 채널 '의대도서관 - [월간 이.범.희] '남자 터너증후군'인 줄 알았던 '누난증후군'_EP6'에서 "누난증후군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질환으로 누난증후군 관련 밝혀진 유전자는 현재 20개가 조금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누난증후군은 인구 1,500명에서 2,000명에 한 명 꼴로 발생하는 유전성희귀질환으로, 미국 의사 재클린 누난(Jacqueline Noonan) 박사가 병의 관련 증상을 정리해 발표해서 누난증후군으로 명명됐다.

누난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아이의 키가 3퍼센타일이 안 될만큼의 저신장이다. 또 신체발달만이 아니라 인지발달도 떨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누난증후군 환아는 키가 작아서 병원을 찾았다가 누난증후군이 저신장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신체발달이나 인지발달 이외에도 심장비대, 심장복합기형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범희 교수는 "아기가 태어났는데, 심장의 벽이 너무 두껍다던지 심장복합기형이 있어서 검사를 하다가 누난증후군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며 "또 태아수종의 원인 중 하나가 누난증후군이다. 아기가 팅팅 부어있어서 진단되기도 하는데, 가장 안 좋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여자에만 나타나는 염색체질환인 터너증후군과 생김새가 비슷해 남자 누난증후군을 '남자 터너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교수는 "남자 터너증후군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생김새가 좀 비슷하기 때문"이라며 "터너증후군은 키가 작고 목이 짧고 두꺼운데 누난증후군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누난증후군일 때는 유전자검사가 꼭 필요하다. 누난증후군은 유전자에 따라서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고, 예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범희 교수는 "누난증후군 유전자들이 종양에서도 많이 발견되는데, 갑상선암에서도 이 유전자들이 나오고 백혈병에서도 이 유전자들이 나온다"며 "유전자 종류에 따라 다른데, 특정 유전자가 있는 경우에 초음파를 해서 복부 등에 종양이 생기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누난증후군 관련 특정 유전자가 있으면 경련이나 청각 이상이 있는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어떤 유전자가 있으면 '어떤 증상을 좀 더 조심해야 된다' 이런 것이 있는데, 누난증후군은 유전자형과 표현형의 상관 관계가 있는 질병으로 유전자에 따라 특징적으로 모니터링할 부분이 달라지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유전자 여부가 모든 것을 100% 결정하지는 않는다. 이범희 교수는 "특정 유전자를 갖는 경우에는 100% 인지장애가 오기도 한다"면서도 "누난증후군 유전자가 있는데, 특징적인 생김새가 전혀 없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내 아이가 100명의 아이를 키 순서대로 세웠을 때 맨 앞줄 1~3명에 속한 3퍼센타일(저신장 기준)일 때 의심해봐야 하는 유전성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누난증후군'이 그것이다.


누난증후군의 치료법은 현재 모두 보존적인 치료들이다. 이 교수는 "누난증후군이면서 키성장이 3퍼센타일이 안 되면 만 2세부터 사춘기까지 성장호르몬을 급여로 치료받을 수 있다"며 "성장호르몬 치료를 통해 본인이 클 키에 10cm 정도 더 큰다고 보면 된다. 치료를 안 하면 남자는 160cm가 채 안 되고, 치료를 하면 160cm를 넘거나 170cm 근처까지 간다"고 설명했다.

또 인지장애로 학습력이 떨어지면 인지강화 치료를 하고, 드물게 집중력이 떨어지면 정신과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외에 누난증후군은 심장과 암 관련 모니터링과 더불어 척추측만증, 청력이상 등의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이범희 교수는 "누난증후군이 진단되면 심장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또 성장호르몬을 쓰면 이것이 영양분이다 보니 심장이 비대해져 있는 환자들은 더 비대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성장호르몬을 쓰면서 심장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또 원래 커야 할 키보다 더 크다보니 척추가 휠 수 있다. 척추측만증에 대해서도 정기적 모니터링을 한다"고 말했다.

사춘기 이후 성장호르몬 치료가 끝난 뒤엔 누난증후군 환우의 심장 문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 누난증후군 환아의 심장비대는 나이가 들수록 좋아지는 까닭이다. 그래도 누난증후군 환자는 평생 일년에 한두 번은 꾸준히 진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백혈병 등을 체크하고, 골다공증과 청력 등의 문제도 있을 수 있어서 일년에 한두 번은 검진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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