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콜레스테롤 고민 끝낸다 - 주사 한방으로 '유전자 편집'

더 정교해진 기술…염기 하나만 바꾼다
예방도 가능…안전성·지속성 지켜봐야

유명숙 승인 2023.11.24 12:42 의견 0
염기편집 치료제를 고용량 투여하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39~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생체 지표 몇가지를 꼽으라면 혈압, 혈당과 함께 콜레스테롤 수치를 빼놓을 수 없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로 막을 보호하고, 혈관벽이 찢어지는 것을 예방하며 적혈구의 수명을 오래 보전시켜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혈관을 막는 혈전의 주요 성분이기도 해서 지나치게 많이 쌓이면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기도 하다.

콜레스테롤은 대부분 간에서 만들어진 뒤 단백질과 결합해 지질단백질이란 분자 형태로 혈관을 따라 이동한다. 지질단백질 중에서 콜레스테롤을 혈관벽에 쌓아주는 것이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반면 고밀도 지질단백질(HDL)은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주는 청소기 역할을 한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버브테라퓨틱스가 유전자 편집을 이용해, 약물 없이도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임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를 최근 미국심장협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이번 임상 시험은 그동안 희귀 질병 치료에만 시도하던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일반인들이 흔히 겪는 질병에도 적용한 첫 사례다.

임상시험에 사용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DNA 이중나선 가닥을 잘라내는 크리스퍼-캐스9이 아닌 염기 편집 기술이다. 2018년 개발된 염기 편집 기술은 DNA 가닥을 끊지 않고 특정 염기만을 골라 화학적으로 변경하는 것이어서 좀 더 정교한 편집이 가능해 크리스퍼2.0으로도 불린다. 이 기술은 올해 초 ‘MIT 테크놀로지리뷰’가 선정한 ‘2023년 10대 혁신 기술’에도 포함된 바 있다. 사람의 체내에서 직접 염기 편집을 시도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영국에서 승인 받은 겸상 적혈구병 유전자 치료제는 세포를 채취해 체외에서 유전자를 편집한 뒤 다시 몸 속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저작권자 ⓒ 제노메딕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