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예방에 도움이 된다 - 인공광이 아닌 자연광에 노출
혈중 포도당 농도는 자연광을 받을 때 더 오랫동안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경향을 보였다.
유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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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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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광이 아닌 자연광에 노출돼야 제2형 당뇨병 예방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영양운동학과 연구팀이 2일 국제학술지 ‘당뇨병학’에 발표한 연구 내용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이보 하베츠 박사과정생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회의에서 “인간의 생체시계가 24시간 365일 사회의 요구에 따르면서 잘못 세팅됐다”며 “이는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발병률 증가와 연관을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상당수가 자연광을 받기 좋은 시간대에 실내에 머물며 인공조명을 받고 있는데 이는 '차이트게버'의 영향력을 떨어뜨린다고도 설명했다. 차이트게버는 생체리듬에 영향을 미치는 빛, 기온 등을 의미하는데 연구팀에 의하면 자연광은 생체시계의 가장 강력한 차이트게버다.
사람의 몸은 낮에는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을 사용하고, 밤에는 지방을 사용한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탄수화물에서 지방으로의 전환이 덜 일어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는 자연광 노출이 전환을 활성화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연광 및 인공광에 노출됐을 때 신진대사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폈다. 실험참가자 13명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연구시설에 머물렀기 때문에 빛 노출, 식사 및 활동 패턴을 엄격히 제어할 수 있었다. 이들은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 사이 자연 채광과 LED 조명 두 가지 빛에 무작위로 노출됐다. 자연광의 밝기는 평균 2453럭스(lux), 인공 빛은 일정한 300럭스였다.
저녁에는 5럭스 미만의 어두운 빛이 있는 곳에서 생활했고, 오후 11시에서 오전 7시 사이에는 수면 시간을 가졌다. 식사는 표준화된 식사를 제공 받았고, 혈당 수치는 위팔에 착용한 기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측정했다.
실험 4일 차에는 24시간 신진대사, 휴식기 에너지 소비량, 호흡 교환 비율(지방이나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살피는 지표 제공)을 5시간마다 측정 받았고 혈액 채취를 통해 순환 대사 물질, 심부 체온 등도 평가 받았다.
5일 차에는 생체시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활성인 ‘시계유전자 발현’ 평가를 위한 근생검(근육 생체검사)에 참여했고, 인슐린 생성 척도인 혼합식 검사(MMT)도 시행했다.
분석 결과, 혈중 포도당 농도는 인공광을 받을 때보다 자연광을 받을 때 더 오랫동안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경향을 보였다. 자연광을 받을 땐 하루의 59%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정상 농도를 보였고, 인공광을 받을 땐 51%의 시간 동안 정상 농도를 보였다.
자연광 노출 시 탄수화물에서 지방으로의 에너지원 전환도 보다 손쉽게 일어났다. 휴식기 에너지 소비량과 심부 체온은 두 빛의 조건에서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MMT로 측정한 혈청 인슐린은 두 빛의 조건에서 유사했지만 혈청 포도당과 혈장 유리산 패턴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생체 리듬 조절에 도움을 주는 유전자인 Per1과 Cry1은 인공광보다 자연광에서 활성화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자연광에 노출되면 신진대사에 도움이 되고 당뇨,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하베츠는 “자연광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한다면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며 “가능한 햇빛을 쬐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광을 받으려면 야외에 얼마나 머물러야 할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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