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왜 여자보다 암에 더 취약한가? “남성의 Y염색체 부족하면 종양은 공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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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음주, 발암물질 노출 여성 늘지만 비율은 거의 비슷해
Y염색체 잃으면 면역기능의 T 림프구 고갈… 암과 싸울 수 없어
식도암 발생율은 여성보다 무려 10배 이상

김기태 승인 2023.09.07 10:00 의견 0
과학자들은 남성이 암에 더 잘 걸리는 이유를 염색체의 차이에서 찾았다. 바로 남자의 Y염색체다. Y염색체가 부족하거나 이상이 있을 경우 종양은 아주 공격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왜 남성은 여성보다 암에 잘 걸릴까? 남성이 암에 취약한 그 이유를 염색체의 차이에서 찾는 두개의 논문이 과학저널 ‘네이처’에 나란히 실렸다.

종양학자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암에 걸리기 쉽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남성 2명 중 1명은 평생 동안 어떤 형태로든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여성의 경우 이 숫자는 3명 중 1명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정확히 지적할 수 없었다. 과거 과학자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을 많이 하고, 공장 일 등의 요인을 통해 발암물질을 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을 세웠다.

흡연, 발암물질 노출?... 유전자가 더 큰 책임

그러나 여성들이 더 많은 수의 흡연과 노동 환경에 접하기 시작했지만 암 노출 남성과 여성의 이 비율은 시간이 지나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발견했다. 남성과 여성 사이의 유전적 차이가 남녀 사이의 암 발생 불균형의 일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남성들은 종종 X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갖는 경우가 많다. 이 변이들이 종양 억제 유전자를 손상시켜 암을 유발하는 세포 분열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23쌍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이 염색체가 인간을 살아있게 하고 그들의 생리적 특성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이 쌍들 중 하나가 각 개체의 성별을 결정한다. 여성은 두 개의 X염색체(XX 염색체)를 가지고 있고, 남성은 하나의 X염색체와 하나의 Y염색체(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이 서로 각기 다른 염색체로 서로 다른 성 기관이 발달하고, 또한 신체의 다른 부분에도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차이가, 왜 남자들이 암에 걸렸을 때 더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지, 그리고 심지어 왜 그들이 여자들만큼 오래 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지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자보다 수명이 짧은 것도 남자의 Y염색체 탓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두 편의 논문은 다양한 종양에 대한 취약성에서 남성 염색체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첫번째 논문이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있는 세다스-시나이 메디컬 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의 종양 책임자로 암 전이 전문가인 댄 데오도레스쿠(Dan Theodorescu) 박사가 주도한 연구다.

이 연구팀은 방광에서 종양의 40%가 진행된 과정에서 세포가 Y염색체를 잃었을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어나는 일을 시간별로 조사했다.

연구를 이끈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세다스-시나이 메디컬 센터의 종양 책임자로 암 전이 전문가인 댄 데오도레스쿠 박사

연구팀은 300명의 방광암 환자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염색체 손실과 더 나쁜 예후 사이의 상관관계를 관찰했다.

그후 그들은 종양의 공격성을 설명하기 위해 쥐 세포를 사용했다. 그 결과 종양은 Y염색체가 없어진 동물들에게서 더 빨리 성장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해 Y염색체를 제거한 세포에서도 유사한 관계가 관찰되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종양세포들을 면역세포에 노출되지 않는 플라크에 넣은 다음 종양세포들을 쥐들에게 주입했다.

면역세포가 없는 생쥐에서, 혹은 면역억제 배양에서도 Y염색체 유무와 종양 성장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건강한 쥐들 사이에서 Y염색체의 부족은 암을 훨씬 더 공격적으로 만들었다.

Y염색체 잃으면 면역기능의 T림프구 고갈돼

데오도레스쿠 박사는 "이러한 결과는 세포가 Y염색체를 잃으면 면역기능에 관여하는 T 림프구(T lymphocytes)를 고갈시켜 암과 싸울 수 없기 때문에 종양이 공격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논문이다.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MD 앤더슨 암 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의 로널드 드 핀호(Ronald De Pinho)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Y염색체 유전자가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 증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한 연구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대장암 종양 유전자가 수컷 쥐에게서 더 쉽게 자주 전이된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그들은 정상 세포를 암세포로 바꾸는 유전자인 KRAS가 남성 염색체에서 KDM5D 불리는 Y염색체 상의 유전자의 활동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유전자가 암세포의 진행을 돕고 증식을 돕고, 면역 체계에 의한 종양의 발견을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지난해 미국 암연구소(NCI)가 미국 50∼71세 성인 남녀 29만4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갑상샘암과 담낭암을 제외한 모든 암의 발병률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도암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10.8배 많았다. 후두암, 위 본문암, 방광암도 남성 발생률이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으며 간암, 담관암, 피부암, 대장암, 직장암, 폐암 발생률 역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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