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환자의 19%는 '저장강박증'!
이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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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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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환자는 저장강박증을 앓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 정도는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정도였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 연구팀은 ADHD와 저장강박증 간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평균 연령 30대의 ADHD 환자 88명을 분석했더니 약 19%가 임상적으로 심각한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81%도 어느 정도 저장강박증 증세를 보였지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다.
연구팀은 비슷한 연령대의 성인 90명도 분석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ADHD 증상, 충동성, 물건을 쌓아 두는 습관, 강박장애, 완벽주의, 우울증, 불안 등의 정도를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이들 중 2%만이 임상적으로 심각한 저장 강박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일반 성인 220명도 조사했지만 임상적으로 심각한 저장 강박증을 지닌 사람은 3%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ADHD 환자는 저장강박증이 그들의 일상을 해치고 있는데도 그 어려움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저장강박증 치료를 받는 사람은 혹시 진단되지 않은 ADHD 환자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의 저자 모레인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ADHD 환자는 높은 확률로 저장강박증을 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그동안 저장강박증은 노인들이 주로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젊은 ADHD 환자가 늘어나는 현재, 더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저장강박증은 강박 장애의 일종이다. 물건의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모으고, 모으지 못할 때는 불쾌한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저장강박증은 뇌의 전두엽이 의사결정 능력이나 행동에 대한 계획 등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뇌가 물건이 필요한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저장해 두는 것이다. 실제로 저장강박증 환자의 뇌를 관찰해보니 보상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안와전두엽에서 뇌 기저핵으로 연결되는 회로가 과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물건을 분류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우유부단, 회피, 꾸물거림, 대인관계의 어려움, 산만함 등의 특징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주의력 결핍 과잉 활동 장애와 강박장애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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