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치매 노인들-대비책은?
年 1만 건 이상 실종
유명숙
승인
2023.02.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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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만 건 이상 치매환자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서, 실종 예방·대처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십 년 살아온 집도, 그 집에 가는 길도 한 순간 낯선 풍경이 된다. 치매란 그런 병(病)이다. 치매환자와 살고 있는 가족들은 집을 나선 환자가 집에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리진 않을까 매번 가슴 졸이게 된다. 환자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고 연락마저 끊겼다면 무엇부터 해야 될까.
◇연간 1만건 이상 접수… 정처 없이 길 걷다 발견되기도
최근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치매환자 실종 신고 건수는 ▲2018년 1만2131건 ▲2019년 1만2479건 ▲2020년 1만2272건으로, 총 3만6882건에 달했다. 신고 건수가 처음 1만 건을 넘어선 2017년(1만308건) 이후 매년 1만 건 이상 치매환자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며, 올해 또한 5월까지 접수 건수가 5000건(4913)건에 육박했다.
치매환자의 실종은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증상인 ‘지남력장애’와 관련돼 있다. 지남력이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으로, 시간, 장소, 인물, 하고 있는 행동 등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을 뜻한다.
지남력에 문제가 생긴 치매환자는 병이 진행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날짜 관념이나 길눈이 흐려지는 정도라면, 중기로 갈수록 낮과 밤, 계절을 구분하지 못하고 늘 다니던 길도 헷갈려 갑자기 길을 잃곤 한다. 이 상태에서 증상이 더욱 심해질 경우 집안에서도 방이나 화장실을 찾지 못하게 된다. 실제 치매환자의 실종 경험을 들어보면 갑자기 길을 잃고 한 방향으로 걷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 조은정 연구원은 “치매환자의 경우 인지저하로 인해 특정 목적지 없이 걷거나 이탈하는 배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또한 본인의 현재 위치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지남력 장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조은정 연구원은 “치매환자는 지남력 장애, 언어 장애를 보일 수 있으므로, 미리 실종예방 조치를 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마다 증가하는 치매 실종노인 대비책이 필요하다. ‘배회 가능 어르신 인식표’와 지문 등을 사전 등록하고, 배회감지기 보급 등과 같은 실종 예방 사업들을 미리 알아두고 신청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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