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감염 땐 사망 위험 2배... ‘수퍼 면역’ 방심 안 된다

美연구팀, 600만명 자료분석 결과
“백신 맞고 감염되면 수퍼면역자?
중증화 입원 위험도 3배 높아져
2번, 3번… 많이 걸릴수록 중증화
추가접종 등 재감염안되게 노력을”

제노메딕스 승인 2022.11.12 13:53 의견 0
코로나에 2회 이상 감염된 사람은 첫 감염 때보다 사망 위험은 2배, 중증화에 따른 입원 위험은 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코로나에 2회 이상 감염된 사람은 첫 감염 때보다 사망 위험은 2배, 중증화에 따른 입원 위험은 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이는 백신을 맞고 한번 감염되면 일명 ‘수퍼 면역’이 생겨 잘 재감염되지 않거나 감염돼도 증상이 가벼우리라는 그간의 통념을 뒤집는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미 최대 통합 의료 시스템인 미 보훈처(VA) 보훈병원이 지난 2년간 수집한 미국 내 감염자와 재감염자, 비감염자 600만여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지난 1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에 반복 감염되면 각종 장기가 받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감염되면 폐와 심장, 뇌, 혈액, 근골격계와 소화기계, 신경계 질환 위험도가 더 커졌다. 코로나 백신 접종자든 미접종자든 마찬가지였다. 두 번 이상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은 한 번 감염된 환자보다 폐 질환에 걸릴 확률이 3.5배 높았다. 심장 질환은 3배, 뇌 질환은 1.6배 위험이 컸다. 당뇨와 신장병, 정신 질환 발병 위험도 크게 높아졌다.

연구진은 또 감염된 후 백신을 맞거나, 백신을 맞고 감염되는 이른바 ‘수퍼 면역’도 재감염될 때 건강 위험도를 낮출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조사의 표본은 대부분 남성 고령자다. 그동안 델타나 오미크론, BA.5 등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때마다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재감염에 대한 대규모 분석 연구는 드물었다.

연구를 이끈 지야드 알-알리 전염병학 교수는 “두 번, 세 번, 네 번 걸릴 때마다 중증화 위험은 계속 높아진다”며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중증화 증상을 낮춰주는 백신을 추가 접종받으며, 아프면 집에서 쉬는 등 향후 재감염을 막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명예교수는 “고령층과 기저 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온갖 장기 손상 등이 진행될 수 있어서 재감염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했다. 백 교수는 다만 “(60세 미만은) 일반적으로 감염 이후 중증으로 진행됐어도 추후 완전히 회복됐다면 면역력이 높아지는 결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재감염 사례는 60만명에 육박한다. 지난달 전체 감염자의 10%가량이 재감염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하루 확진자가 5만~6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현재 국내 재감염 사례는 60만명에 육박한다. 지난달 전체 감염자의 10%가량이 재감염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하루 확진자가 5만~6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최근 확진자 수는 5주 연속 증가세다. 감염 재생산 지수(감염자 한 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 수)도 1.21로 3주째 1을 넘었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실내 활동이 늘었고, 감염으로 얻는 자연 면역력과 백신을 통해 얻는 면역력이 동시에 약해진 탓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사망과 중증이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9~11일 사흘간 코로나 사망자는 151명으로 하루 50명 이상 발생했다. 주간 일평균 사망자가 10명 아래로 떨어졌던 지난 6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사망자가 5배가량 뛴 것이다. 새로 입원한 환자도 지난 7일 122명에서 4일 만에 239명으로 2배가량 뛰었다. 이날 병원에서 산소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345명에 달했다.

델타 변이 때와 증상 부위가 달라졌을 뿐, 최근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확진 2~3주 뒤에 나타나는 위중증과 사망이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병의원에는 “목을 칼로 쑤시는 듯 아팠다” “침 삼키기도 힘들었다” 등 상기도 중심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미국 건강 사이트 조이(Zoe)에 따르면,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유행한 최근 한두 달 새 가장 흔한 코로나 증상은 인후통, 콧물, 코막힘, 지속적 기침, 두통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주요 증상이던 후각 상실, 고열, 호흡 곤란은 줄었더라도 다른 증상이 세진 것이다.

방역 당국은 재유행 본격화에 따라 백신 접종을 독려할 방침이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행정복지센터에 고령자 대리 예약 창구를 설치하고, 당일이든 아니든 예약 없이도 원하는 백신이 있으면 현장 접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며 “지역 의사협회 및 노인 단체 등과 함께 동절기 추가 접종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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