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변한 다대포 바다…"치매·파킨슨병 유발 독소 국내 첫 검출"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BMAA 국내에서 첫 검출
낙동강에선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수돗물 남세균 독소 검출 논란도

김수민 승인 2022.08.26 16:14 | 최종 수정 2022.08.26 16:13 의견 0
녹조로 인해 초록빛으로 변한 부산 사하구 다대포 해수욕장

낙동강 보 수문 개방으로 낙동강 녹조가 밀려오면서 일시 폐쇄됐던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바닷물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등을 유발하는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 신경독소가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 등은 이달 초부터 진행한 낙동강 일대 남세균 녹조 실태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단체는 특히 지난 12일 폐쇄 중이던 다대포해수욕장 바닷물을 분석했는데,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닌(beta-Methylamino-L-alanine, BMAA)이 1.116ppb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내 환경 시료에서 BMAA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들 단체는 덧붙였다.

메틸 아미노 알라닌은 비 단백질성 아미노산으로

신경 퇴행성 질환에 잠재적인 역할을 한다.

BMAA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개 아미노산에는 포함되지 않는 비(非)단백질성 아미노산이다.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아미노산인 세린 대신에 BMAA가 들어가게 되면 단백질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해 BMAA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다대포해수욕장에서만 검출이 됐고, 다른 20여 개 낙동강 수질 시료에서는 BMAA가 정량 한계(0.01ppb) 미만으로만 검출이 됐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의 낙동강 레포츠 밸리 앞 낙동강 퇴적토에서만 ㎏당 3.247㎍(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의 BMAA가 검출됐다.

분석을 맡은 대학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담수 녹조가 바다로 방류됐을 때​ 바다에서 BMA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며​ "담수 녹조 생물인 남세균이 염분이 있는 바다로 들어가면서 생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BMAA를 생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강물 속의 질소·인과 같은 영양물질이 바다로 들어가면서 다른 남세균이나 다른 조류(algae)가 급격하게 번성하면서 BMAA를 생성했을 수도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조사단이 녹조가 창궐환 낙동강 물을 와인잔에 받아 보여주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해 8월 조사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C)이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200여 가지 MC의 합계인 총MC 기준으로 상수원수를 취수하는 해평취수장 취수구 부근에서는 245ppb, 농업용수를 취수하는 도동양수장 취수구에서는 3922ppb, 낙동강 하구 선착장에서는 1434ppb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경남 양산의 논 두 곳에서는 각각 126ppb와 5079ppb가 검출됐다.

또 다른 남세균 독소인 실린드로스퍼몹신의 경우 달성보 선착장에서 0.41ppb가 검출된 것을 비롯해 7곳에서 검출됐다. 남세균 독소인 아나톡신은 유일하게 낙동강 상류 영주댐 선착장에서 3.945ppb가 검출됐다.

녹조의 독소로 인해 폐사한 물고기

다대포해수욕장에서는 발암물질이자 간 독성과 생식 독성을 나타내는 MC가 10ppb 이상 검출됐고, 청소년들이 친수활동을 하는 낙동강 레포츠 밸리에서도 388ppb나 검출됐다. 미국 환경청의 물놀이 기준인 8ppb와 비교했을 때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대구 문산취수장 앞 낙동강 짙은 녹조 발생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올해 초 낙동강 노지 재배 농작물에서, 지난달에는 대구 수돗물에서 남세균 독소가 검출됐다"며 "농작물과 수돗물에 든 녹조 독소가 우리 밥상과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녹조 독소로 심하게 오염된 강물도 정화하면 수돗물로 마시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환경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각성해야 한다.

환경부와 대구시는 지난달 환경운동연합 등과 같은 시료로 분석했지만 대구시 수돗물에서 남세균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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