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후 ‘생리불순’… 예측불가 이상반응, 왜?

코로나19: 백신이 여성 생리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생리불순’… 예측불가 이상반응, 왜?
백신이 면역계 영향 미쳐 생리 이상 유발 추정
인과 관계 명확한 결론 안 나
하혈 등 이상반응 있으면 의료진 찾아야

제노메딕스 승인 2022.05.19 11:47 의견 0

“두 달간 생리를 4번 했다

"30일째 생리를 하고 있다"
“엄청난 복통과 함께 하혈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이 생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경험담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생리불순, 부정 출혈, 폐경 후 하혈, 심한 생리통 등 다양한 사례가 분분하다. 이제야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연구에 착수해 임상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배우 한지우 “화이자 1차 맞고 생리 안해” 부작용 호소


외국 사례를 보면 인류학자 케이트 클랜시 박사는 모더나 백신을 맞고 이례적으로 생리 양이 많아졌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더니 수십 명이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박사의 글에 공감을 표했고, 클랜시 박사는 동료 캐서린 리 박사와 관련 사례 수집 했다.

코로나 백신이 생리에 어떤 영향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연구도 아직 없다. 상당수 사람들은 타인의 생리 관련 경험담을 듣고 자신도 그렇다고 느끼는 등 심리적 요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자 빅토리아 말레 박사는 실질적인 신체 반응이 관찰된 백신 부작용 사례도 있다고 발표했다. 말레 박사에 따르면 "일부 폐경 여성과 생리를 멈추는 호르몬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백신 접종 후 하혈을 했다"고 밝혔다.

생리를 하지 않는 이들, 예를 들면 성 전환 수술을 받아 남성이 된 이들(트랜스 남성)과 폐경 여성들도 클랜시 박사와 리 박사에게 하혈을 경험했다고 전해왔다.

백신과 비정상적 생리와의 연관성이 입증되진 않았지만, 백신이 생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합리적 추론은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걱정할 수준의 영향은 아니라고 말한다. 고통스럽거나 예상보다 긴 생리로 괴로울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현상이 장기적인 피해를 일으키진 않는다는 것이다.

생리불순 · 부정출혈…백신 이상 반응 호소 SBS


설득력은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아직'

자궁 내막은 면역체계의 일부다. 신체 모든 부분에 면역세포가 있다. 면역세포는 자궁의 내막을 쌓고 유지하며 착상에 대비해 내막을 두껍게 만든다. 수정란이 착상되지 않으면 두꺼워졌던 내막이 허물어지는데, 이 과정을 월경이라고 한다.

백신을 맞고 나면 인체 면역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화학신호가 우리 몸에 전달된다. 말레 박사는 그로 인해 내막이 파괴되면서 생리불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 했다.

옥스퍼드 대학 알렉산드라 알베르네 박사는 특히 고열이나 염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백신을 맞고 생리를 예정보다 일찍 혹은 늦게 하는 사례가 있다고 빌표 했다.

또 염증이 있던 사람들의 생리통이 더 심했다는 내용의 연구도 있다. 백신 또한 몸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는 모두 면역 반응의 일봉으로 우리 몸이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항체나 다른 세포를 생산하는 과정의 일부라 설명하고 있다.

부작용은 일시적일까?

독감 백신이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으로 생긴 생리불순 같은 부작용은 일시적이지만 장기적이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 박사는 백신 접종이 임신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뒷받침하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고 덧 붙였다.

여성 생태학자 젠 군터 박사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여성의 건강 문제가 무시되는 게 문제"라며 다음과 같이 썼다. "만약 여러분이 고열이 백신 부작용이었다는 걸 몰랐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전형적인 백신 접종 후 증상을 겪었을 뿐인데 '몸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걱정할지도 모릅니다. 생리불순도 마찬가지입니다. "

일부 트랜스 남성과 폐경 여성은 하혈을 암의 징후라고 생각해 마냥 우려할 수도 있다. 캐서린 리 박사는 하혈이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백신 부작용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선 아직 백신접종으로 인한 생리불순에 대해 아직 연구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3개월 이상 생리불순이 지속 되는 경우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전문의 의견 뿐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해 10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장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조은희 안전접종관리반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추진단에서는 월경이상과 관련된 국외 문헌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또한 국내에서 발생하는 월경 이상 반응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만약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예기치 않은 질 출혈이 있거나 장기간 지속된다면 반드시 의료진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 놓지 못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교수는 “이론적으로 두 가지를 추정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생리 자체가 매우 큰 면역 반응이기 때문에 면역계에 영향을 주는 백신이 부정 출혈 등을 유발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두 번째로는 생리 자체가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에 의해 주기가 빈번히 바뀔 수 있는데 백신을 맞는 게 스트레스로 다가와 영향을 줬을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에는 면역 세포가 밀집돼 있다. 생리는 조직 분해 효소를 내보내는 면역 세포의 작용으로 자궁 조직이 붕괴하면서 진행된다. 따라서 백신으로 면역계가 영향을 받으면 생리 이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왜 이전에 백신을 맞을 땐 생리와 관련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걸까? 박현태 교수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동시에 맞은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있었어도 보고되지 않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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