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로 약효 높인다" 진단 기업 새 먹거리로 부상

유명숙 승인 2022.05.16 14:17 의견 0

최근 제주대병원에서 약물 과다 투여로 12개월 영아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약물을 네뷸라이저(연무식 흡입기)가 아닌 정맥 주사로 투여해 발생한 일로 전해진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약은 제각각 용법·용량이 정해져 있다. 약물을 제대로 선택하는 동시에 적절한 농도를 설정해야 약의 효과를 높이면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세균을 잡는 항생제나 면역 균형을 회복하는 생물학적 제제는 약의 선택·사용 모두가 중요하다. 약을 잘못 썼다간 내성, 감염, 면역 이상으로 인한 전신 염증 등으로 심각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어서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최근 진단 기업이 '혈액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퀀타매트릭스의 '디라스트(dRAST)'는 혈액이 세균에 감염된 패혈증 환자의 혈액을 검사해 5~7시간 만에 최적의 항생제를 찾아주는 제품이다.


뒤로멈춤앞으로
패혈증은 시간이 곧 생명이다. 발병 후 1시간 내 치료하면 생존율이 80%지만, 6시간이 지나면 30%로 뚝 떨어진다. 혈액을 타고 온몸에 세균이 돌면 각종 장기가 한 꺼번에 망가지는 다발성 장기부전이 나타나 생명이 위협받는다.

패혈증이 의심될 때는 수액을 통해 산소·영양소를 공급하는 한편 항바이러스제·항생제를 적극 투여하는 ‘묶음 치료’를 진행한다. 원인균을 파악하기 전 최대한의 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패혈증의 치료 전략이다. 다만, 원인 균이 특정 항생제에 내성이 있으면 약효가 떨어지고, 불가피한 항생제 사용이 항생제 내성을 부를 우려도 존재했다.

dRAST는 특허받은 아가로즈 균 고정 기술과 현미경 이미지 분석 기술,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기술을 종합해 패혈증 환자에게 최적 항생제를 처방해 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60시간에서 평균 40시간가량 단축한다. 의료진이 환자 치료와 항생제 내성을 '양자택일'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충남대병원 등에서 이 제품을 환자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디텍메드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가면역 치료제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치료적 약물 농도 감시(Therapeutic drug monitoring, 이하 TDM) 진단키트인 ‘AFIAS Infliximab’에 대한 국내 사용을 승인받았다.

이 제품은 류마티스 관절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건선성 관절염 등에 사용되는 자가면역 치료제 인플릭시맙(제품명 램시마, 레마로체, 레미케이드) 성분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체외진단 의료기기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기존에는 약물 투여 전 인플릭시맙의 혈중 농도 확인을 위해 환자 검체를 채취하고, 2~3주 후에 검사결과를 확인한 다음 치료제를 투여했다"면서 "반면 AFIAS Infliximab은 현장진단검사(POCT) 제품으로 인플릭시맙 투여 직전 검사하면 12분 내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환자 안전성과 편의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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