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질환'에 유전자 치료제 개발 부상, 왜?

유전성 망막질환에 첫 유전자 치료제 허가
노인성 안과질환에 유전자 신약 개발 활발

유명숙 승인 2022.01.17 15:33 의견 0

눈에 직접 주사하는 안과질환 치료제 개발에 신기술인 유전자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유전병의 일종인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에는 작년 9월 첫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가 국내에서 허가받았다. 유전병이 아닌 황반변성에도 유전자 치료 신약 개발이 한창이다.

노바티스의 럭스터나(성분명 보레티진 네파보벡)는 단 한번 투여로 유전성 망막 질환(IRD)의 근본원인 중 하나인 RPE65 유전자 돌연변이를 정상 유전자로 대체해서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도록 한다. 망막 아래로 주사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유전성 망막질환은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증상의 진행을 일시적으로 늦추는 보존 치료만 가능했다. 이 질환은 망막 시세포의 구조·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300개의 원인유전자 중 RPE65에 변이가 발생하면 시각 회로에 필수적인 RPE65 단백질이 감소해서 망막세포가 파괴된다.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실제 유전성 망막 질환자의 절반 이상이 16~18세에 법적 실명 상태에 이르고 대부분 완전 실명으로 이어진다.

임상연구 결과, 럭스터나 치료 1년 시점에 환자들의 시기능 개선은 치료 안 받은 대조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다양한 조도에서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평가(다중 휘도 운동성 검사)에서도 럭스터나 투여군의 점수 변화는 1.8점인 반면, 대조군은 0.2점이었다.

노인성 안과 질환인 습성 황반변성에도 유전자 치료제가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노인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다.

미국 리젠엑스바이오는 습성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 중인 'RGX-314'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국내 뉴라클제네틱스는 연내 미국 FDA에 'NG101' 1·2a상 신청을 목표로 한다.

유전자 치료제는 눈 속에서 혈관을 마구 만들어내는 인자인 VEGF(혈관내피성장인자)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항-VEGF 치료제'가 항-VEGF 단백질을 눈에 투여하는 방식이라면, 유전자 치료제는 이 단백질을 몸속에서 계속 만들어내는 유전자 암호를 담은 전달체(AAV)를 투입한다.

또 기존 '항-VEGF 치료제'가 한두 달에 한 번 안구에 직접 주사해야 하는 것과 달리 유전자 치료제는 투여 횟수에 대한 부담을 낮춘다. 눈에 주사하는 방식은 같지만 1~2년에 한 번만 투여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여기에 노바티스는 지난 달 영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자이로스코프 테라퓨틱스를 15억 달러에 인수해 1회 투여하는 건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 'GT005' 개발에 나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정 유전자가 망가진 유전병의 경우 정상 유전자로의 대체 치료 활용도가 높다"면서 "유전병이 아닌 경우에도 눈은 (병변 혹은 투여 약물이) 다른 신체기관으로 많이 안 퍼져나가 전신적 부작용이 덜한 장점이 있고 AAV 바이러스의 용량이 적게 필요하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안과 분야의 유전자 치료 연구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눈 질환에 유전자 치료제 개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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