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유전자'을 확인한다면 그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른바 '개인 맞춤형 의학(personalized medicine)',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다.
대부분의 의학적 치료는 '평균적인 환자'를 위해 획일적인 접근 방식으로 설계된다. 그러나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는 희귀암이나 희귀질환 환자는 획일적 접근 방식으로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정밀의학은 이러한 갈증을 채워주는 하나의 흐름이다. 이제 환자들은 치료의 일환으로 검사를 통해 특정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의사는 이에 맞춰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미 폐암,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혈액암 등에서는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들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제를 비롯해, 특정 유전자만 있다면 '암종'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암종 불문 항암제(tumor-agnostic therapy)'도 등장했다.
이 정밀의학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Massive parallel sequencing)'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기존의 유전자 분석 기술이 유전적 변이 유무를 알려주는 방식이었다면, NGS는 소량의 DNA까지 측정한다.
S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NGS는 한 번에 신규 융합 유전자 및 다수의 유전체를 동시 분석할 수 있고, 높은 감도와 잠재적 대상을 탐지해 내는 특이성을 갖는다. 이 덕분에 신뢰성 있는 검출이 가능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치료제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NGS는 기존의 염기서열 분석법에 비해 매우 빠르다. 기존 암 유전자 분석 검사로는 30일 이상 시간이 소요됐으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은 1~2주로 단축된다.
NGS 검사를 통해 환자의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다면, 유의미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가받은 맞춤형 치료제를 찾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최적의 치료로 효과는 높이고, 그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
이 NGS 검사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NGS 검사 시 승인된 의료기관에서 질환별로 1회에 한해 환자 본인 부담률 50%를 적용, 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NGS 검사 비율은 미미한 수준. 의사들은 NGS의 검사의 필요성을 환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마커 기반의 치료제의 도입과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S교수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기존 치료나 표준 치료법에도 예후가 나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빠른 검사와 정확한 진단으로 적재적소(適材適所)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NGS 검사를 통해 최적의 치료제를 찾는 정밀의료가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유전자 변이별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급여가 늦어진다면 개인 맞춤 치료는 이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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