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낳는 포유류'오리너구리' 유전자 해독-덴마크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한 포유류’로 불리는 오리너구리 유전자(게놈) 지도 발표.

제노메딕스 승인 2021.01.16 13:13 의견 0
오리너구리 (학명 Ornithorhynchus anatinus) @ 제공 thoughtco.com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은 2008년 염기 서열이 결정된 오리너구리 수컷의 유전자 지도를 분석했고 이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호주에 서식하는 포유류인 오리너구리는 매우 특이한 동물로 성염색체가 5쌍이며 조류나 파충류처럼 알을 낳고, 새끼는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모유로 성장시킨다. 마치 땀을 흘리듯 피부에서 모유를 분비하는 것도 특징이다. 또 이빨이 없으며 배뇨·배변·생식을 하나의 구멍으로 해결하는 단공류다.

오리너구리 게놈지도 논문 @ 제공 네이처

지구상에 존재하는 현생 포유류는 단공류·유대류·태반 포유류 등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는데, 인간은 마지막 그룹에 속한다. 유대류와 태반 포유류는 모두 태생동물로 새끼를 낳지만 단공류는 알을 낳는다. 현재 알려진 5000여 종의 포유류 중 알을 낳는 동물은 오리너구리 1종과 바늘두더지 4종으로 전체 포유류의 1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오리너구리가 알을 낳는 이유는 비텔로제닌(vitellogenin) 이라는 유전자 때문으로 분석됐다. 비텔로제닌은 난황(노른자위)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다. 닭은 비텔로제닌 유전자 3개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세 유전자를 모두 잃었다.

오리너구리는 약 1억3000만년 전에 비텔로제닌 유전자 2개를 잃었지만, 여전히 유전자 하나를 가지고 있어 포유류지만 알을 낳을 수 있다.

포유류는 비텔로제닌 유전자가 ‘카제인’ 유전자로 대체됐다. 이 유전자는 젖의 주요 성분인 카제인 단백질의 생산을 담당한다. 오리너구리도 카제인 유전자가 있다. 연구진은 “현존하는 모든 포유류가 생산하는 젖은 1억7000만년 전에 살았던 공통의 조상에서 유래한 같은 유전자를 통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리너구리 (학명 Ornithorhynchus anatinus) @ 제공 iStock

단공류·유대류·태반 포유류 등 이 세 그룹이 언제부터 나누어졌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단공류가 먼저 분열된 후 유대류와 태반 포유류가 그 뒤를 이었다"는 설과 "동시에 3가지로 진화했다"는 설이 있다. 따라서 오리너구리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것은 포유류 진화의 궤적을 해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밝혀진 유전자 지도는 대부분의 단공류 성염색체가 인간보다 닭과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포유류와 조류 사이의 진화적인 연결 고리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오리너구리가 포유류인 것은 맞지만, 유전자로 보면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가 섞여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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