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를 못하는게 유전자 때문?
[사이언스타이즈] ‘모쏠’(모태 솔로)인 사람에게는 그럴만한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답은 ‘그렇다’.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2020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에서 열린 공개방송은 연애를 못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유전자 형태가 다르다고 알렸다.
흔히 연애에 서투른 사람한테 ‘연애 세포가 없다’는 말을 한다. 물론 실제로 우리 몸에 연애 세포란 존재하지 않는다. 연애 세포란 연애에 대한 감각을 세포에 비유해서 하는 말이다.
5-HT1A의 작용 @ 제공 psychopharmacologyinstitute.com
하지만 연애와 관련된 유전자는 존재한다. 뇌 속 유전자 ‘5-HTA1(세로토닌 1A 수용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 유전자는 C 타입과 G 타입 두 가지로 구성된다. 모든 사람은 CC, GG, CG 중 한 가지를 가진다.
2014년 중국 베이징대학 연구진이 대학생 57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미국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리포트에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5-HTA1’ 유전자 타입 중 CC 타입인 사람들이 G타입의 사람들에 비해 연애할 확률이 높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CC 타입의 50.4%가 연애 중이었다. 반면 CG나 GG 타입의 학생들은 39%만이 연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G형의 60%는 이성교재 경험이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5-HTA1’ 유전자가 호르몬 분비에 관여하기 때문이었다. ‘5-HTA1’ 유전자 타입 중 C 타입이 G타입 보다 더 높은 세로토닌(Serotonin) 수치를 나타냈다.
5-HT1A의 작용 @ 제공 psychopharmacologyinstitute.com
세로토닌은 주의력과 기억력을 향상하고 활력을 불러온다. 세로토닌이 ‘행복 물질’,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이유다. 연구진은 “세로토닌이 부족한 G 타입은 비관적인 정서와 불안, 우울감을 드러내며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연애에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라고 밝혔다.
긴장해서 심장박동이 뛰는 상황을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한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를 일명 ‘흔들 다리 효과(Suspension Bridge Effect)’라고 한다. 흔들 다리 효과는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만난 이성에 대한 호감도가 안정된 지면에서보다 더 높아지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흔들 다리 효과는 미국의 심리학자 도널드 더튼과 아서 아론의 이론으로 실제 캐나다 밴쿠버 카필라노 계곡 흔들 다리에서 실험한 결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흔들 다리와 튼튼한 다리에 각각 다른 남성 집단을 건너게 한 후 여성을 다리 중간에 세워 설문하도록 유도했다. 이때 흔들 다리를 건넌 남성 집단은 50%가 여성에게 연락처를 줬지만, 튼튼한 다리를 건넌 남성은 12.5%만이 연락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가 심리적으로 불안함과 긴장감을 느낀 감정을 이성에 대한 호감으로 착각해 나타난 결과다. 즉 우리 뇌는 극적인 상황에서 이성을 대할 때 더욱 강한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5-HT1A의 작용 @ 제공 psychopharmacologyinstitute.com
놀이공원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놀이기구를 타거나 뱃놀이와 같이 흔들리는 수면 위에서 레포츠를 즐기는 경우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몬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첫눈에 반했다’고 느끼는 감정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인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 때문이다.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올라가면 흥분된 감정과 긴장감을 느끼며 상대방을 열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영원히 높을 수 없다. 신시아 하잔 미국 코넬대 교수 연구진이 밝혀낸 바로는 열정적인 사랑의 수명은 평균 18개월에서 30개월이었다. 연구진은 이 기간이 지나면 페닐에틸아민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랑에도 유통기간이 있다. 3년’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에는 많은 감정이 있다. 열정적이고 흥분적인 사랑이 가라앉으면 차분한 행복감이 찾아온다.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이 시작된 것이다. 옥시토신은 사람들과의 상호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한다. 옥시토신은 사랑의 편안함과 애정, 친근감, 신뢰감,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옥시토신을 많이 분비하려면 상대방과 서로 많은 경험을 공유하며 신뢰감을 쌓아야 한다. 과학 유튜버 엑소는 “서로 여러 가지 경험과 추억, 연대감을 쌓다 보면 연인 간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된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연인들을 보면 옥시토신 농도가 짙다”라고 설명했다. 사랑을 느끼게 하는 일은 유전자가 관여하지만, 그 사랑을 유지하고 소중하게 가꾸어 나가는 것은 결국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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